동아대 강신준 교수, 빌 게이츠 '창조적 자본주의' 비평 statement @ critic

동아대 강신준 교수, 빌 게이츠 '창조적 자본주의' 비평
"강자가 약자 것 모두 뺏은 뒤 조금씩 나누어 주자는 논리"
시장 규제로 불평등의 근본적 구조부터 바꿔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사 회장이 지난 7일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몇 개월간 준비한 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에서 자본주의 시장이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창조적 자본주의'란 개념을 내놓았다. 동아대 강신준 교수(경제학과)가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론을 비평한 글을 싣는다.

최근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창조적 자본주의'론을 피력하고 있는 빌 게이츠. 연합뉴스
세계 최고의 부자 빌 게이츠가 입학한 지 34년 만에 하버드대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으면서 한 연설로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연설의 내용이 자못 감동적이기 때문이다. 세계에는 불평등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이 수백만 명 있고 이들을 구하기 위해 시장의 힘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스스로 '창조적 자본주의'라 일컫는다. 그런데 책상물림의 딸깍발이에게는 세계 최고 부자의 제안이 그다지 감동적이지 않다. 왜 그럴까?

첫 번째 의문은 그가 문제라고 지목한 불평등과 그가 부자라는 사실 간의 연관성이다. 시가 10억 원이 넘는 서울의 강남 재개발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타워팰리스에 사는 사람 앞에서 자신이 부자라고 생각할까? 그러나 부산에는 막상 그만한 액수의 집이 아예 없다. 부자는 이처럼 상대적인 개념이다. 부자는 '다른 사람에 비해' 부자인 것이고 따라서 그것은 불평등이 만들어낸 말이다. 빌 게이츠가 하버드에서 연설의 기회를 거머쥔 것은 그가 성공한 부자이기 때문이고 그것은 바로 불평등 구조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의 엄청난 부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독점적 횡포를 통한 것이고 그 액수가 엄청난 까닭은 그 횡포가 불평등의 간격을 최대한 벌려놓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자신이 만들어낸 불평등 때문에 그 연설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스스로 자신의 발밑을 부인하는 말을 하다니 이상하지 않은가?

또 한 가지 의문이 곧바로 꼬리를 문다. 연설문 속에서 스스로 고백하고 있듯이 그는 불평등 문제를 수십 년간 모르다가 갑자기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자행해오던 불평등의 횡포 때문에 세계로부터 무수한 항의와 법적 제재를 받아오면서도 왜 지금까지는 그것을 몰랐을까? 그것은 그가 불평등을 해결하려는 방식에 해답이 숨겨져 있다. 그는 기부와 시장의 기능을 통해 이것을 해결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런데 기부와 시장은 모두 불평등과 깊은 관련을 갖고 있다. 시장은 자유로운 경쟁을 유발시켜 불평등을 확대해 내는 구조이고 기부는 그것을 완화시키는 개인적 행위이다.

시장에 규제가 가해지면 불평등은 줄어들고 불평등이 줄어들면 기부도 별로 중요한 행위가 되지 못한다. 시장이 존중되고 빈부의 격차가 큰 미국사회에 기부문화가 성행하는 반면 시장의 규제가 까다롭고 빈부의 격차가 적은 유럽에서는 기부문화가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그래서 이 부자의 제안은 불평등을 조장하는 것으로 불평등을 해결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은 마치 힘 센 사람이 시장에서 힘 약한 사람의 것을 모두 빼앗게 한 다음 힘 센 사람에게 그것을 조금 나누어주자고 얘기하는 것과 별반 다름없어 보인다. 그의 얘기는 진정으로 불평등을 없애려는 것이 아닌 오히려 그것을 지속시키기 위한 구실로만 보인다.

사실 불평등의 개선은 개인의 자선에 의존하는 방식보다는 불평등 구조를 없애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것은 빌 게이츠 자신이 하고 있는 그 방식, 즉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독점적 시장지배 방식을 사회적 합의와 규제의 방식으로 바꾸는 데 있다. 그가 그 자리에 서게 된 그 방식을 포기할 때에야 진정으로 불평등을 해결하는 방법에 가까이 가게 된다. 그것이 바로 민주주의다.

그런데 이 미국인의 얘기를 하다가 느닷없이 8천억 원의 사회기부를 약속하면서 불법상속을 자행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 8천억 원이 도대체 누구에게서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진 돈일까? 그래서 이런 말이 있는 것일까? "어디를 가나 위선뿐이로다!"

출처 - 부산일보

빌 게이츠 연설 원문 - http://www.busanilbo.com/news2000/html/2007/0620/060020070620.1024094652.html


덧글

  • 머피 2011/08/05 02:20 # 삭제 답글

    별로 생산적이지 않은 주둥이 인간이 가장 생산적이고 창조성을 발휘해서 잘난 인간한테 한마디 한다. 지나가는 개가 웃는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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